짧게 나는 금속성의 소리가 무엇인지 안다. 보통의 인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들의 예민한 칼날 같은 감각이 알려주는 그것, 분명히 자신의 반려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들려주는 신호 같은 것이었다.

 

집중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특별히 무소음 처리를 해둔 경첩은 부드럽게 접히고 그들을 위한 방에 하나가 된 두 개의 그림자가 보여주는 광경을 바라본다. 둘 모두와의 반려이기를 약속한 이후로 단 하루도 혼자 내버려두지 않게 된 모습이 기꺼워 그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슬리퍼를 신은 발 아래로 느긋하게 폭신함을 느끼며 소파의 빈 자리에 앉았다.

 

왔나.”

왔어요?”

 

대답 대신 이마 위로 짧게 입술을 댄다. 반듯한 하얀 이마에 그의 입술이 닿는 자리부터 기분 좋은 분홍빛이 층층이 물든다. 그의 턱에 느껴지는 간지러움은 자연스레 감긴 은빛 속눈썹일 것이 분명했다.

 

휴일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지.”

 

반려의 손에 감겨 있는 푸른 광을 내는 바늘을 보면서 그의 목소리가 운을 뗐다. 저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자의 여유. 그것이 한껏 묻어나왔다. 그의 반대편에 앉은 형제가 걸치고 있는 넉넉한 크기의 카디건과 같은 디자인의 두 번째 카디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은 솔직히 말하면아주 사랑스러웠다.

 

키에 비해서는 큰 손이라지만 여전히 그들에 비하면 한 마디 반은 작은 손이 재빨리 바늘을 찌르고, 실을 걸어 만들어내는 한 줄 한 줄이 이보다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그는 자랑스럽게 입고 있는 형제가 조금은 부러웠다. 자신이 조금 더 발 빠르게 움직였다면 아마도 첫 번째 카디건은 제 차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에.

 

오늘은 어떻게 보내고 있었니, 우리의 작은 새.”

 

긴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돌돌 말며 그가 말한다. 자애로운 밤하늘빛이 내려앉아 물든 눈에 방의 불빛이 한 방울 떨어지고,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눈 속에 꽃잎이 들어있는 것만 같다, 같은 사소한 감상 아래로 따스한 목소리가 피어올랐다.

 

종일 이렇게 있었어요. 당신도 있었으면 좋았을걸.”

, 언제나의 Perfect-한 시간 아니겠나. 나른하게 쏟아지는 햇살, 사랑스러운 Darling, 그리고 그 순간의 향기. 달리 무엇을 Sweet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

당신이 만들어 준 오픈 샌드위치까지 더해서. 정말 좋은 하루였죠.”

 

그의 눈앞에서 는 형제의 손끝을 끌어다가 입을 맞추곤 뺨이 발그레해졌다. 그리곤 손을 달라는 듯이 당연히 에게도 몸짓했다.

 

당신도 있었다면 오늘 하루는 100점 만점에 백만 점이었을지도.”

볼일이 있었다는 것이 아쉽구나.”

일은 잘 해결했나.”

당연히. 작은 새를 위해서라면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Good.”

그러면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게 좋겠어요?”

 

모처럼의 일도 없고 나른한 시간이다. 는 테이블에 잠시 올려놓았던 편물을 가방에 넣었다. 귀여운 바늘마개가 꽂힌 편물은 어떻게 보아도 의 색색을 담고 있었다.

 

글쎄. 그저 이렇게 보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Darling이다만.”

하지만 역시 이런 밤은 작은 새에게 집중하고 싶군.”

저도요. 이왕이면, 당신들과 함께 행복하고 싶어.”

 

는 짧게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선택지를 드릴까요?”

 

반려의 장난스러운 입매에 둘에게 당장에라도 입맞춤을 퍼붓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 목욕, 그리고.”

역시 작은 새가 좋겠군.”

나 아직 세 번째 선지 안 드렸는데.”

 

반려의 입매가 삐죽거렸다. 이윽고 그의 형제가 선수를 쳤다.

 

주관식 답안이다.”

, 그것도 정답이죠.”

아직, 밤은 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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