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즐거운 하루를 보낸 모양이구나, 작은 새.”

, 아하하, 여긴 어쩐 일이에요?”

반려 되는 자가 아내를 마중 나오는 일에 문제라도?”

달링이 오지 않아서 찾으러 왔다만.”

아직 그렇게 늦지도 않았는데, 하하.”

지금 시계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 하하하, 그렇지만, 퇴근이니까.”

인간 세상의 근무 시간은 자비가 없나 보구나.”

뭐어.”

달링, 역시 전업 사니와가 어울리지 않겠나.”

그렇지만 아직 책임질 게.”

그 책임이라는 것, 굳이 져야만 하는 일인가?”

가끔은 도망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두 거구의 남성체는 뜻 모를 이야기를 하며 제 반려를 양옆에서 호위하곤 끌고 온 자동차로 향했다. 현실 세계에 나올 때만큼은 위장을 위한 길다란 검은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넘긴 도요 이치몬지가 운전대를 잡고, 조수석에는 도파의 수장인 산쵸모가, 그리고 상석인 뒷자리에는 사니와가 앉았다. 물론 사랑스러운 사니와를 차에 앉히기 전 두 남편의 애정이 담긴 버드키스를 받는 일과가 붙은 채로.

 

부드럽게 출발한 차의 진동을 따라 사니와의 눈이 뻐끔뻐끔 감겼다. 도요 이치몬지는 백미러로 뒷좌석의 모양새를 보고는 차의 속도를 더욱 늦추었다. 적당히 차가운 공기 속에서 눈은 내리고, 제설차가 거리를 다니기엔 충분히 늦은 밤 열 시 삼십 분. 이 정도로 느리게 간다고 클락션을 울릴 만한 간 큰 놈은 현실 세계에 별로 없기에 그는 현실 세계와 혼마루를 잇는 게이트를 설치해 둔 펜트하우스까지 슬렁슬렁 차를 몰았다.

 

오늘따라 많이 피곤했는지, 현실 세계의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았는지, 사니와는 곤히 잠든 채로 일어날 줄을 몰랐다. 차가 멈추고도 십 분 정도를 그대로 있었던 도요 이치몬지와 산쵸모는 눈빛을 교환하고는 한 명은 사니와를 안아들고 한 명은 가방을 들었다.

 

그들에 비하면 정말로 체구가 작은 주인이기에 한 팔로도 충분히 안아들을 만도 하건만, 그는 아내를 안아들을 때면 정말 소중한 것을 받쳐드는 것처럼 두 팔로 감싸안았다. 그의 형제가 든 가방은 아내의 몸통만 했다. 그들에게는 가볍지만 이 정도 크기라면 분명히 아내에게는 상당히 무거울 텐데 굳이 현실 세계에 남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아내가 존경스러우면서도 가끔은 아쉽게 느껴지는 두 도검남사였다.

 

두 남사는 눈빛을 교환했다. 펜트하우스에 들어와서는 변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던 둘은 이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이 뺨을 간질이자 사니와는 잠결에 품으로 파고들 듯이 고개를 돌렸다. 가방을 들고 있던 산쵸모는 그 모습을 보고는 인자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여기서 재우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동감이다.”

 

도요 이치몬지가 사니와를 안아든 채로 침실로 향하자 다른 쪽에서는 가방을 잘 내려놓고는 침대에 깔린 전기장판 전원을 올렸다. 이불을 걷어 사니와를 누인 도요 이치몬지의 손이 사니와의 가슴을 조이고 있던 후크를 풀고 물러났다. 둘은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고는 차례로 좋은 꿈을 꾸길 바란다며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 물러나 방 밖으로 나왔다.

 

역시 계획대로 실행하는 게 좋을 것 같군.”

이쪽은 당장에라도 환영이다.”

“30일의 유예가 필요하다곤 하지만, 이건 정부와의 협상도 필요할 것 같은데.”

“That’s Right. 사용할 수 있는 건 사용하자고.”

 

산쵸모와 도요 이치몬지의 눈이 허공에서 의기투합했다.

 

우선 여행 계획부터 잡는 게 좋겠군.”

길일부터 택해야 하지 않겠나?”

그것도 옳아.”

 

아무것도 모르는 사니와만이 단꿈을 꾸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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